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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화의 ‘한국어 세상’…“미국에 한국어꽃이 피었습니다”

뉴욕일보 | 기사입력 2024/10/02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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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화의 ‘한국어 세상’…“미국에 한국어꽃이 피었습니다”
 
뉴욕일보   기사입력  2024/10/02 [01:28]

  © 뉴욕일보

 

◆ 미국공립학교 속 한국어 반 개설 이야기

미국공립학교 교과과정 중 핵심과목인 ‘제2 외국어’가 ‘세계어(World Language)’로 바뀌었습니다.

미국의 K~12학년 중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필수과목은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역사, 체육, 아트, 제2외국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졸업 필수 학점과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미국 50개 주정부 책임 아래 제공되지만, 구체적인 교과과정 개발은 각 지역 학군에서 만들어져서 교사들이 수업안을 통해 학생들에게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이 중 제2외국어는 영어, 수학, 과학에 이어 중요한 핵심과목(Core Courses)이며, 학교에 개설되어 있는 언어 중 학생이 선택하여 배우게 됩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자신의 학교가 제공하는 몇 가지 제2외국어를 놓고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이냐 하는 갈림길에 놓이게 됩니다.  

 

제2외국어에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외에도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포함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학교에서 전통적인 유럽 언어에 편중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다른 문화와 언어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 받고 있습니다. 이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아쉬움을 남깁니다.

 

미국 교육계에서는 핵심과목 중 하나인 ‘제2외국어(second language or foreign language)’ 과목을 ‘세계어(world languages)’ 과목으로 명칭을 바꾸는 움직임이 2000년대 중반부터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① 영어 이외의 모든 언어를 ‘제2언어’ 혹은 ‘제2외국어’로 취급하는 것은 다문화 사회인 미국에서 언어적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함.

② 다양한 이민자 배경을 가진 학생들에게, ‘제2외국어’라는 용어는 이들에게 모국어를 부정하는 느낌을 줄 수 있음.

③ 따라서 이민자들의 언어적 정체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어야 함.

④ 국제 비즈니스, 외교, 문화 교류 등에서 다국어 사용 능력은 필수적인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는 글로벌 사회의 인재가 되기 위한 세계어 교육이 필요함.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2005년 미국외국어교육협회(ACTFL, American Council on the Teaching of Foreign Languages)가 새로운 가이드라인에서 ‘세계어’ 명칭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교육목표를 다양한 언어들을 더 포괄적으로 동등하게 인정하면서 글로벌한 시각으로 재정의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도 미국 교육계의 이런 진보적인 노력에 동의하면서 이제부터는 ‘한국어반’을 ‘제2외국어’과목이 아닌 미국학교 핵심과목인 ‘세계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 세계어로 자리잡는 한국어교육의 중요성

한국어 반 개설은 한인 자녀들에게 모국어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학교에서 한국어 반을 통해 자녀들은 언어 능력을 키우고, 한국 문화와 전통을 배우며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인 다음 세대가 자신의 뿌리를 이해하고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기회가 됩니다.

 

세계어로서 한국어 교육은 미국 내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한국어는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로, 최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같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한국의 역사, 예술, 음악, 음식 등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되며, 이를 통해 타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키울 수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사회에서 필수적인 소양이기도 하지요.

 

한편 한국어 교육은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적인 경제 강국 중 하나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인재에 대한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한국 기업과의 협업을 고려할 때, 한국어 능력을 갖춘 인재는 큰 장점이 됩니다. 따라서 한국어 반의 개설은 많은 학생들에게 미래의 경력 기회를 넓혀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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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정규과목추진위원회 발족

 

  © 뉴욕일보

미주한국어재단 발족

 

◆ 미주한국어재단 : 한인들의 미국학교 내 한국어반 개설 노력

한국어교육의 의미를 실현하고자 2007년 뉴욕한인사회에서는 한국어를 미국공립학교에서 정규과목의 하나로 채택시키자는데 뜻을 모은 새로운 단체가 설립되었습니다. 

이 추진회는 뉴욕, 뉴저지, 커네티컷 소재 미국 공사립학교에 한국어를 정규 과목으로 채택 시켜 모든 공사립학교 재학생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목적으로, 뉴욕을 기점으로 향후 10년간 미 전역의 300여개 초·중·고교에서 한국어 강좌가 선택과목이 아닌 필수과목으로 개설되도록 하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추진회는 (고)이광규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을 추진회 고문으로, 김영덕 공동회장과 이광호 공동회장을 추대하고, 이선근 사무총장을 임명하면서, 초·중·고등학교 한국어반 개설 확대와 정규 한국어 교사 양성프로그램, 한국어 정규교사 배출 추진 운동을 펼치자는 사업 목표를 세웠습니다. 

추진회는 2016년 미주한국어재단(Korean Language Foundation)으로 단체 명칭을 변경하고 이사회 확대와 자문위원회도 구성하면서 제2의 도약을 하였습니다. 

2024년 현재까지 11기에 걸쳐 60여 명의 교사 지망 장학생을 선발하여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취득을 돕고 있습니다. 현재 미주한국어재단에서 양성한 한국어 교사는 32명이며 이들로 인하여 뉴욕, 뉴저지에서 한국어반이 개설된 학교 수는 32개 학교, 170학급으로 매년 3,500여 명의 학생이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재단은 계속해서 우수한 교사양성과 한국어반 개설을 위해 교사 연수회와 교과과정연구를 통해 양질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이런 한국어반 개설 학교 증가 현상은 14년째 매년 갖는 연례기금모금을 통해서 뜻을 같이 하는 뉴욕, 뉴저지에 거주하는 수많은 한인동포들이 보여준 뜨거운 후원과 응원으로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 뉴욕일보

스토니브룩대학교와 MOU 체결

 

◆ 한인 커뮤니티가 이끌어 내는 한국어교육 - 미국내 한국어반 개설 현황

미국공립학교에 한국어가 세계어로 자리잡기 위한 미주한인들의 한국어 정규과목 개설 운동은 이제 한인 커뮤니티가 자리잡은 여러 도시에서 동시에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어는 이제 단순한 모국어를 넘어 세계화 시대의 중요한 언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입니다. 미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노력은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문화를 이해하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 할 줄 아는 성숙한 사회로 변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미주 8개지역에 있는 교육부 소속 한국교육원이 집계한 한국어반 개설학교 수는

△뉴욕한국교육원 36개교 △워싱턴 디씨 한국교육원 22개교 △애틀랜타 한국교육원  7 개교 △휴스턴 한국교육원 13개교 △호노룰르 한국교육원 7개교 △로스앤젤리스 한국교육원 63개교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 7개교 △시애틀 한국교육원 8개교로 총 163개교입니다. (출처: 한국어진흥재단)

 

◆ 한국어반 개설 의지

하지만 한국어 정규반 개설 현주소를 살펴보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① 한국어 정규반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높은 교사가 필요합니다. 한국어 교육을 담당할 적절한 자원과 훈련된 교사가 부족합니다. 이로인해 학생들이 언어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거나 수업의 질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프로그램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②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미주 한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에게도 열려 있어야 한국어의 범위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인 커뮤니티가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문화 행사와 축제를, 예를 들어 △한국어 글쓰기 대회 △한국 전통 음악 및 무용 공연 △음식 축제 등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비한국계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체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러한 행사들은 한국어의 매력을 알리고, 한국 문화의 가치를 널리 퍼뜨리는 데 기여합니다.  

이렇게 뜻깊고 가치 있는 미국학교 내 한국어반 개설 운동을 우리는 '한국어꽃이 피었습니다.'라고 부릅니다. 미국 50개 주 모든 학교에 아름다운 한국어꽃이 피어나는 그 때를 기약하며, 씨앗 한 알 한 알 심는 일에 동참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김경화/Kay Kim 201-232-1313

kyungkaykim@gmail.com, kyungkayki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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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0/02 [01:28]   ⓒ 뉴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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