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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고 또 죽어도 다른 신에게 무릎을 꿇고 살 수는 없다”

‘주기철의 일사각오’ 6월 30일 카네키 홀서 공여하는 조선오페라단 최승우 단장 인터뷰

뉴욕일보 | 기사입력 2024/06/22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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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고 또 죽어도 다른 신에게 무릎을 꿇고 살 수는 없다”
‘주기철의 일사각오’ 6월 30일 카네키 홀서 공여하는 조선오페라단 최승우 단장 인터뷰
 
뉴욕일보   기사입력  2024/06/22 [05:16]

  © 뉴욕일보

주기철 목사와 오정모 사모. 오정모 사모는 일제의 순사들에게 끌려가는 남편 주기철 목사를 향해 “죽어서 나오십시오”라고 말했다.

 

“나는 죽고 또 죽어도 다른 신에게 무릎을 꿇고 살 수는 없다”

2024년은 한국의 “순교 성자”로 불리는 주기철 목사(1897-1944)의 소천(召天) 80주기이다. 이 기념비적 해에 주기철 목사의 삶과 죽음 조명하는 창작 오페라가 6월30일(일) 카네기홀 무대에 올려진다.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조선의 정신과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지켜낸 주기철 목사의 순교를 그린 창작오페라 ‘주기철의 일사각오(一死覺悟)’이다(이하 ‘일사각오’). 

 

서울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공연되어 많은 감동을 준 작품으로 창작오페라페스티벌 평가회의에서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춘향전과 함께 6월 30일(일) 카네기홀 공연에 나서게 되었다. 오페라 ‘일사각오’의 최승우 예술 총감독(조선 오페라단 대표)을 ‘뉴욕일보’가 서면 인터뷰 했다.

 

  © 뉴욕일보

제작자 조선오페라단 최승우 단장

- [질문] : 주기철 목사 소천 80주년을 오페라를 통해 기념하는 착상이 새롭다. 그 동기는?

▲ [답변] ; 주기철 목사님의 순교 80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죽음을 교계 안에서 신학적으로 정리하고 조명하는 행사는 활발하다. 여기에 예술계는 어떤 보탬을 줄 수 있을까 오래 고민해 왔다. 그 열매가 ‘일사각오’이다. 예술 장르의 측면에서 오페라는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없지 않다. 말 그대로 편견이다. 한 영역의 예술적 표현이 아닌, 음악, 가사, 연기, 무대 등 다양한 요소가 합쳐지는 종합 예술로서 오히려 대중적이다. 좀 가벼운 표현이지만, 한 상이 풍성하게 차려지면, 손님 마음이 기쁜 것과 같다. 누구나가 오페라를 감상하고 ‘한 상 잘 받았다’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것이 오페라 공연의 지향점이다.

 

- 오페라 ‘일사각오’의 역사적 의미를 정리하면

▲ 일제의 신사 참배 강요와 이에 대한 민족의 저항 운동사를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신사참배는 일제에 의한 우리 민족의 침탈과 함께 시작되었다. 일제는 조선 강점 직후 신사를 세우기 시작했다. 조선은 일본의 대륙 침략을 위한 도구였기 때문에 우리의 민족정신을 지배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정신에 기독교 신앙이 차지하는 부분이 컸다. 그래서 1930년대 들어 조선인들의 신사 참배가 더 중요해 졌고 1937년 중일 전쟁이 터지면서 강제와 탄압이 가중되었다. 태평양 전쟁 발발 후에는 어는 정도로 신사 참배가 강요되었는지 상상이 어렵지 않다. 30년대와 40년대 초, 일본은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식민 통치가 강화 되면서 우리 민족은 희망이 없어 보였다. 일본의 국운이 일어남은 식민지 피지지배 민족에게는 절망이다. 이때 주 목사님이 상징하는 신사 참배 거부라는 저항 운동이 우리 민족이 살아 있음을 웅변한 것이다. 무력 투쟁은 무기로 하지만, 정신 투쟁은 신앙으로 한다. 이 놀라운 역사를 오페라로 재현하기 위해 ‘일사각오’가 무대에 올려진다.

 

- 일제에게 기독교는 왜 정신사적 측면에서 위협이었는가?

▲ 먼저 기독교인들은 모이기를 힘쓰고, 모이는데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이다. 주일 예배뿐 아니라 삼일(수요)예배도 있고 새벽기도도 있다. 앞이 안 보이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교회로 간다. 압제자에게는 피지배자들이 자주 모이는 자체가 위험과, 위협 요소이다. 그래서 심지어 교회당을 설립할 때 총독부의 허가를 의무화 하고 교회별로 교인수의 증감을 매년 신고하도록  했다. 아니할 말로 조선의 침탈에 그토록 분주한 총독부가 나서서 특정 찬송가를 금지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기독교인들은 모여서 말한다. 언어의 종교다. 설교도 기도도, 찬송도, 성경공부도 모두 언어다. 말은 생각이고, 생각은 행동의 기초가 된다. 압제자에게는 눈에 가시 정도가 아니라 가슴에 꽂힌 못 정도의 고통을 줄 수 있는 언어의 공동체이다. 이 공동체의 처음과 마지막이 세상 권세가 죽인 예수님의 부활로 완성되는 십자가 사건이다. 일제에게 기독교는 죽음마져도 무서워하지 않는 신앙 공동체였다. 주 목사님의 그 유명한 마지막 설교 “다섯 가지 종류의 기도” 만 봐도 그렇다. 고난을 견디고, 죽음을 무서워 하지 않으며, 의에 살고 의에 죽게 해 달라 기도하자는 설교이다. 모두가 주목사님과 같은 신앙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도, 모델, 지향점, 이상과 흠모의 대상으로 그런 신앙관이 있으면 압제자는 두려울 수 밖에 없다.   

 

- 신사참배 거부 운동사 속의 주기철 목사의 위치를 좀 더 설명해달라?

▲ 주기철 목사님은 일제의 식민지 통치가 영원히 갈 것 같았던 1936년. 신사참배 문제로 무너져가는 조선 기독교를 지키려는 조만식 장로의 인도로 조선의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평양 산정현교회에 초빙되어 부임했다. 주 목사님의 신학과 신앙고백, 또 역사관을 압축한 표현이 ‘일사각오’이다.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순교정신을 무기로 대항하겠다는 선언이었다. 1938년 첫 구속으로 시작해 투옥과 석방 재구속을 거듭 당하셨다. 수감 생활이 모두 5년 7개월이다. 마지막 수감이 1940년 6월. 그로 거의 4년 뒤인 1944년 4월, 긴 수감 생활과 고문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소천하신다. 향년 47세셨고, 해방을 1년 4개월 앞두고 돌아가셨다.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1939년 조선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가 교단의 신사참배 결의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주 목사님을 목사직에서 파면한 사실이다. 부끄러운 역사이다. 여기에 굴하지 않고 신사참배 거부를 외친 설교가 ‘다섯 종류의 나의 기도’이다. 기독교인들에게 신사참배는 악이고, 이에 대한 저항은 목숨으로 지켜야 하는 의라는 뜻이다.

 

- 신사참배 강요와 관련해 일제의 엄청난 탄압이 있었다.

▲ 물론이다. 일본 식민 통치는 치밀했다. 조선인의 정신이 맑게 살아 있어서는 뜻을 이루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일제는 아편의 복용을 허가하고 담배 재배를 권장하기까지 했다. 아편 전쟁 당시의 중국의 상황을 재현하려 했다. 그러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결국 조선의 정신이 살아있는 것은 기독교 때문이라 판단했다. 무자비한 기독교 탄압에 들어간다. 결국 기독교계는 일제의 강요를 견디기 어려웠고, 그들의 요구에 굴복했다. 당시 조선의 교회 주보 예배 순서에는 찬양과 목사님의 설교와 함께 신사참배에 해당하는 동방요배(東方遙拜)가 들어가 있었다. 궁성요배(宮城遙拜)라고도 하는데 천황이 있는 황거(皇居)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이는 눈에 익은 의례이다. 무릎을 꾼 교계는 주 목사님의 목사직을 빼앗았다. 일제는 이때다 하고 산정현 교회를 폐쇄했다.

 

- 단순한, 외형적 제스처라고 그래도 마음 없이도 할 수 있는 신사참배가 일본에게 왜 그렇게 절실했나?

▲ 극적으로 말하면, 일본은 자신의 침략전쟁에 총알받이가 필요했다. 또 조선은 병참기지 역할도 해야 했다. 놋요강도 공출한 사실이 말해준다. 조선이 이 역할을 하려면 자연스럽게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천항의 충직으로 기쁘게 총알을 맞아야 했다. 또 허리띠를 졸라매고 공출에 응해야 했다. 식민지의 피지배 민족이 식민 통치의 주구에게 “만세”를 외치려면 그들의 자주적 민족정신을 천황 사상으로 대체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신사참배는 필수 조건이다. 조선과 일본은 하나라는 ‘내선일체’ 사상을 강요하면서 전쟁으로 죽은 일본 귀신들이 묻힌 신사에 제사하고 황궁을 향해 절하게 하는 굴종의 강제는 당연했다.

 

- 오페라 ‘일사각오’는 주기철 목사에 포커스가 맞추어졌지만 크게는 우리 민족정신을 천명하는 작품으로 받아들여진다.

▲ 정확한 해석이다. 신사참배 저항 운동으로 2천명이 투옥되고, 2백개 교회가 문을 닫아야 했다. 50명의 교회 지도자가 순교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기미년 3.1운동과 다를 바 없다. 민족적 거사이다. 신학교를 졸업했지만 해방 후에 안수를 받으신 손양원 목사님도 신사참배의 강요에 굴복하지 않음으로써 1940년 체포됐고 광복이 되어서야 출옥하였다. (손 목사님은 한국 전쟁 당시 순교하셨다.)

이같은 신사참배 반대 운동의 중심에 주 목사님의 순교가 있다. 기독교 신앙은 폭력으로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세상 권세로 현상태에 대한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 오직 신앙고백하나로 악과 싸우고 새 하늘 새 땅을 만들어 간다. 예수님의 모습을 닮는다, 예수와 동행 한다는 신앙적 표현을 역사에 투영하면 순교를 두려워하지 않는 삶이된다. 주 목사님이 이 신앙의 진리를 앞장서 실천하셨다.

 

- 오페라 ‘일사각오’의 주제는 명확하다. 작품 내용은?

▲ 의인은 모두 죽고 남은 자들도 희망이 없어 보이던 때를 배경으로 한다. 조선은 타락으로  무너져내린 그런  땅이 아니었다. 수많은 올바른 사람들이 나와서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잔혹한 고문을 당하고 죽으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지켜냈다. 그분만이 이 저항 역사의 주역이란 뜻이 아니다. 주 목사님이 한발 앞서간 제자, 사도의 역할을 담당하셨다. 출애급한 이스라엘 민중은 약속의 땅이 어디 있고, 어떻게 가야 하며, 무엇을 위해 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그 민중에게 의의 길이 어디 있고, 어떻게 가야 하며 무엇을 위해 가야 하는지 순교를 통해 보여주셨다. 고백한다.

 

- 주기철 목사님의 신사참배 거부는 우리 민족의 구원을 위함이었다는 느낌이 다가온다.

▲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창세기 18장을 많이 묵상했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전 아브라함과 하나님의 대화이다. 성중에 의인 50명이 있을지라도 주께서 그곳을 멸하시고 그 오십 의인을 위하여 용서하지 아니하시리이까? 의인 50명을 찾으면 그들을 위하여 그 온 지역을 용서하리라. 그럼 45명 이면요? 5명이 부족하다고 그 온 성 사람들을 다 죽입니까? 그래 5명 부족해도 다 살려 줄께" 이어지는 대화는 민망하기까지하다. 용서의 요구 조건인 100명이 10명으로 삭감(?) 된다. 조선인 다수가 일제의 압제와 폭거에 굴해 신사참배를 수용해도, 10명이 거부하면 구원이 있다고 믿으셨던 선지자였다 확신한다. 공동체를 살려 내려 하나님께 간청하는 아브라함의 피눈물 나는 울부짖음을 이 작품에 담으려 했다.

 

- 주기철 목사의 신사참배 강요에 대한 항거의 결과를 무엇인가?

▲ 주 목사님이 들어 올린 신사참배 거부의 횃불은 조선 교회와 청년들의 저항을 통해 들불 처럼 더 크게 일어났다. 일제는 주 목사님이 순교한 다음 해에 인류 사상 최초이자 마지막인 핵폭탄을 맞아 불지옥을 경험하며 항복했다. 그렇게 조선은 해방을 맞았다. 주 목사님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으로 한국 교회를 깨우고, 조선의 정신을 지키고, 전쟁 막바지에 총알받이로 끌려갈 운명에 처한 조선의 청년과 미래를 구한 것이다. 글자 그대로 주 목사님의 ‘일사각오’를 통해 이루어진 은혜와 구원의 역사를 오페라 예술로 조명한다. 대한민국의 기독교는 이런 희생을 자양분으로 성장했다 믿는다.

 

- 이 작품에 대한 예술 총 감독으로서 소회가 적지 않을 것 같다.

▲ 주 목사님의 귀한 사역, 헌신, 또 순교 역사의 극적인 일부만 담아서 오페라 예술로 표현하느라 놓친 부분이 많아서 아쉽다. 또 일천한 경력과 재능으로 누를 끼치게 될까 두렵다.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이 일을 해야 한다는 소명감이 있다. 특히 사역자가 아닌 평신도의 시각과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려고 애썼다. 신사참배 강요에 처한 당신의 백성을 바라보는 하나님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 말로하기 어려운 탄압에 대해 주 목사님은 하나님과 어떤 대화를 했을까? ‘일사각오’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오페라를 마무리하는 대합창에서 우리 민족의 수난사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의인화해서 담아보려고 노력했다. 하나님이 주 목사님을 향해 "내 너로 인하여 조선의 교회를 멸하지 않으리라. 내 너로 인하여 조선과 조선의 기독교를 의롭다고 칭하리라" 하셨다 믿는다. 사람들을 죄에서 구원하시려고 예수님을 보내신 하나님은 그때 이 땅에 그의 충실한 종 주기철을 예비하셔서 조선 청년들과 조선의 교회를 구하는데 사용하신 것이다.

 

- 어떤 음악가, 연주가들이 이번 공연에 참가하나?

▲ 작품 전체를 묘사하면, 정통 오페라 음악에 고유한 우리 가락으로 하이라이트를 살린 최상의 음악적 조화를 통해 한국 창작 오페라의 새로운 차원을 선보이려 한다. 뉴욕과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상의 한국인 성악가와 미국 현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오케스트라 아마데오필하모닉의 협연으로 수준 높은 한국 오페라 공연이 될 것이다.

창작 오페라 기획가이자 오페라 평론가인 손수연 교수가 총괄 기획한 이번 공연에서 지휘자 조윤상(Yoon Sang Timothy Cho)이 지휘하는 아마데오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협연하고 최첨단 영상기법으로 잘 알려진 연출가 윤태식이 연출을 맡아 최고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한국 창작오페라 무대를 통해 가장 많은 의상과 경험을 보유한 무대의상 마리 대표 박선희가 의상감독을 맡았고 메이크업아티스트 오가빈이 분장을 맡아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뉴욕시티오페라, 서울시립오페라에서 주역 테너로 활동한 테너 김희재가 일사각오의 주기철 목사역을 맡았고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창작 오페라 여자 주역상을 받은 소프라노 이효정이 주기철 목사의 사모 오정모 역할을 맡아 노래한다. 주기철의 일사각오에서 주기철 목사와 대립하는 인물이자 신사참배를 강요하는 아베 역할에는 바리톤 김차돌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의 주인공인 혜영과 원식 역할에는 소프라노 이찬슬과 바리톤 김웅천이 맡아 오페라의 아리아를 노래할 예정이다.

 

-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연주자들의 마음도 다른 전통 오페라와는 다른 것 같다.

▲ ‘일사각오’는 신앙고백이다. 연습 때부터 다른 느낌을 받는다. 물론 연주자, 음악가로서 공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는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악보를 충실하게 따라가는 연주로 완성도를 쟁취할 수 없다. 일제의 탄압적인 신사참배 강요 앞에 선 한 신앙인, 한민족, 그리고 자유를 사랑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그 마음을 담아 내려 노력하는 연주자들에게 감사 할 따름이다.

 

- 여러모로 미국, 또 세계의 수도라까지 불리는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일사각오’가 공연하는데 책임자로서 부담도 있을 것 같다.

▲ ‘일사각오’를 뉴욕 무대에 올리는 감동은 특별하다. 하나님을 올바르게 믿고자 한다는 이유로 온갖 핍박을 받던 청교도들이 겨울 밤바다의 살을 할퀴는 추위, 파도와 불안 공포를 이겨내고 대서양을 건너 이 땅에 세운 나라가 미국이다. 그 믿음의 조상들은 항해 중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을 이기고 이 나라에 신천지에 도착해, 한탄과 원망 대신 기쁨과 감사의 제사인 추수감사절 예배를 하나님께 올린 사람들이다. 이런 귀한 믿음의 역사를 가진 땅의 사람들에게 주기철 목사님의 순교는 어떤 하나님의 뜻이 담겨있을까? 이 공연을 보러오는 관객들의 마음에 하나님이 감동을 부어 주실 것을 믿는다.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운 하나님의 사람들. 무모하기 짝이 없는 믿음의 비전을 갖고 신앙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선한 열매를 맺으시는 하나님을 ‘일사각오’에서도 만나실 것으로 확신한다. 이 공연을 통해 뉴욕의 많은 성도들이 하나님에 대한 처음 사랑을 회복하고, 교인이 아닌 관객들도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체험하게 되기를 기도한다.

 

- 6월 30일(일) 저녁 오페라 ‘춘향전’도 같은 무대에서 공연한다

‘춘향전’은 가장 많이 공연된 한국의 오페라이다. 상징성이 크다. 세상 권력에 대한 춘향의 절개를 노래하는 오페라이다. 신앙적 민족적 저항 정신을 노래하는 ‘일사각오’와 함께 무대에 올려지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춘향전’에는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언론특별상을 받은 소프라노 김해리가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테너 김기웅과 함께 아름다운 사랑을 노래하며 춘향의 어머니 기생 월매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유현정이,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을 이루어주는 사랑의 메신저 역할인 방자와 향단이는 테너 조현우와 소프라노 정은지가 맡아 노래할 예정이다. 6월 30일은 오페라 잔치 날이다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이 잔치에 동포들을 정중히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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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22 [05:16]   ⓒ 뉴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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