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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실의 클래식이 들리네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뉴욕일보 | 기사입력 2017/04/1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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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실의 클래식이 들리네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뉴욕일보   기사입력  2017/04/12 [08:56]
▲     ⓒ뉴욕일보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를 제대로 들으려면 우선 핀란드의 역사를 좀 짚 고 넘어 갈 필요가 있다. 핀란드는 우리가 소위 ‘북구(北歐)’ 라고 부르는 북유럽의 추운 나라이다. 지형적으로 볼 때, 서쪽은 보트니아 만 등의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스웨덴과 노르웨이, 러시아와 국경이 닿아 있다. 동쪽은 러시아의 카렐리야 공화국와 인접해 있다. 나폴레옹 전쟁 중에 핀란드 영토를 둘러싼 열강의 외교전이 펼쳐진 끝에 결국 1809년 러시아가 핀란드를 점령 하였고, 대공국이라는 이름으로 통치 하게 된다. 이에 맞서 핀란드인의 국권 회복 운동이 점차 불 붙었고 1918년 마 침내 러시아 제국으로부터 독립을 한 다. 그 후 2차 대전 후에도 항상 러시아 와는 투쟁과 고난의 연속이었던 나라 였다. 

◆ 독립투쟁 중에 작곡 교향시 핀란디아(Finlandia), Op.26 은 바로 이 시기, 러시아로부터 독립되 기 바로 전에 쓰여진 곡이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1945년 일본의 속국에서 독립되기 바로 전의 상황을 떠올리면 좀 더 이해가 빨라진다.  이 곡의 초판은 1899년에 작곡되었 으며 수정판은 1900년에 쓰였다. 즉 러 시아의 침공으로 자유를 박탈 당하고 속국이 되어 러시아의 속령화 정책을 받고 있을 때 시벨리우스의 조국을 사 랑하는 애국심이 담겨진 그의 명작 교 향시 핀란디아가 탄생된 것이다. 흔히들 지배국이 식민지 속국에 대 해 엄하게 대하고 혹시라도 독립의 열 기가 불 붙을까 염려하듯, 그 시절 러시 아 당국에서도 이 곡의 내용이 불온하 다 하여 핀란드 국내에서의 연주를 금

지시켰던 곡이다.  

◆ 펜노만 운동 양향 받아 장 시벨리우스는 1865년 당시 러시 아령 핀란드 공국에 위치한 해멘린나 의 스웨덴계 핀란드인 가정에서 태어 났다. 가족들은 그를 스웨덴어·핀란 드어 애칭인 ‘얀네(Janne)’로 불렀지 만, 시벨리우스 본인은 프랑스어 이름 ‘장(Jean)’을 썼다. 그의 가족은 그를 핀란드어 학교에 보냈고, 거기에서 그는 19세기 핀란드 의 가장 중요한 정치운동인 펜노만 (Fennoman) 운동(이로 인해 핀란드어 가 정치적·사법적으로 스웨덴어와 동 등하게 쓰이게 되었고 1902년 러시아 법령에 따라 핀란드어를 공용어로 선 포하게 되었던 19세기 핀란드의 가장 큰 국민주의 운동)을 접하게 되면서 자 연스럽게 그의 음악관과 정치 성향은 국민악파의 영향을 받게 된다.

◆ 곡의 흐름과 특징 이 곡은 처음 안단테 소스테누토 (andante sosutenuto)로 느리게 음을 끌 듯이 시작되는데 첫 서주인 금관악기 의 음울한 울부짖음은 마치 북유럽의 빙하를 연상시킨다. 목관은 종교적인 분위기로 답하며 현은 인간적인 선율 을 연주한다. 두 번째 서주에서 템포는 알레그로 모데라토(allegro moderato)로 바뀌며 팀파니의 트레몰로를 타고 금관 팡파 르가 울리며 투쟁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심벌즈까지 등장시킨다. 템포는 다시 알레그로(allegro)로 변하며 장조 로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승리의 자신 감을 나타낸다. 

힘찬 2개의 주제가 애국심을 고취 시키며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점차 발 전하면서 금관악기와 팀파니의 연주로 모든 악기가 동원되어 이를 강조한다. 현악기와 목관악기가 여러 갈래로 진 행하다가 드디어 그 유명한 주제곡 (main theme)이 수려하고 슬픈 민요풍 의 표정이 풍부한 노래가 나온다. 바로 이 곡이 핀란드 고유의 민속 선율과 리 듬을 사용하여 나라를 지극히 사랑하 는 마음을 고취 시키는 선율인 ‘핀란디 아 찬가(finlandia hymn)’인 것이다. 이 평화로운 찬가가 두 번 연주된 뒤 투쟁 의 모티브와 축제의 모티브가 곡의 클 라이막스에 힘을 입어 힘차게 피날레 를 장식한다. 마치 일제치하에서 민족혼을 불러 일으킨 우리 한국 민족열사들의 싯귀 나 음악을 듣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 까, 또한 핀란드의 자연경관을 표현한 서두부분도 우리의 산과 강을 나타낸 듯, 이 곡을 들으면 필자 자신이 살아보 지도 않은 일제말기를 떠올리게 된다. 이 음률은 오늘 날까지도 가사만 바 꿔서 찬송가의 ‘내 영혼아 잠잠하여라 (Be still my soul)’로 불려지고 있다

 

◆ 큐알(QR) 코드 사용법 정은실의 ‘클래식이 들리네’ 는 독자들이 클래식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도록 음악(곡)이 나올 때 마다 QR코드가 함께 실려 있습니 다. 독자들은 스마트폰으로 큐알 코드 스캔 앱을 설치해서 쓰면 됩 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플 레이스토아’에서, 아이폰은 ‘앱스 토아’에서 큐알코드를 검색 후 어 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을 수 있습 니다. 설치 후 곡의 큐알코드에 어 플을 갖다 대면 저절로 어플이 곡 을 인식해서 유튜브로 연결되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나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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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12 [08:56]   ⓒ 뉴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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