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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령 시인 "사랑시"

뉴욕일보 편집부 | 기사입력 2012/05/26 [15:52]
뉴스포커스 > 이혜령 시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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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령 시인 "사랑시"
 
뉴욕일보 편집부   기사입력  2012/05/26 [15:52]
▲     © 뉴욕일보 편집부

 

아침 꽃잎

                                                                              양성우

 

 

오늘따라 그가 내 안에 가득하다, 밀물이듯이

 밤새 내 머리맡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마치 터질 것만 같이 가슴이 벅차오르다니

 내가 그의 거처가 되고 그릇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의 이름만 불러도 내 눈에 금세 눈물이 넘쳐흐름은,

 이미 그가 내 안에 아침 꽃잎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까닭이리

.

.

.

잿빛 커튼에 가려져 있던 올해 아침의 문을 연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싶은데 바야흐로 꽃향기가 분분한 봄이 무르익고 있으니 세월은 이 얼마나 쏘아놓은 화살 같은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아침이 사라지고 얼마나 긴 밤들이 소멸되고 나서야 또 다시 맞은 소중한 아침 해인지를! 암울한 과거를 잉태한 태양들은 모두 묘지에서 잠들고 새로운 희망 덩이가 매일 아침 두둥실 솟아오르고 있으니 우리 인간들에게는 기쁨으로 가득 찬 나날들을 만들어야할 사명이 있는 것이리라.

 

물욕에 기인하여 조건이 최우선시 되는 물질 만남의 시대. 순수한 인간 본성에 기인하는 지고지순한 사랑이 메말라가는 갈증의 시대. 마음 가난해진 척박한 삶에 내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거처가 되고 그릇이 되어주는 사람을 가지고 있는 것만큼 감사한 일이 또 있을까. 고단한 일상을 뉘이고 아침잠에서 깨어나면 실안개처럼 스멀스멀 가슴 깊은 곳에서 지펴 오르며 목울대를 치는 내 그리운 사람이여. 이름만 불러도 금세 눈물이 글썽글썽 넘쳐흐르게 만드는, 나를 목숨처럼 아껴주는 바로 그 사람. 그로 인해 내 삶은 풍요로움 그 자체이고 살만한 가치는 배가되어 행복이란 감정에 빠져 살게 되는 것이다.

 

내 안에 싱그러운 아침 꽃잎으로 피어올라 삶의 활력과 생명의 연장을 도와 주는 소중한 한 사람. 그런 당신이 스스로에게 존재한다면 그 어떤 물욕도 탐욕도 의미가 없고 세상을 다 얻은 듯 충만할 것이다. 메마른 그대 가슴에 단비를 적셔 꽃잎을 활짝 피워낼 그런 값진 사랑으로 날마다 울어도 좋을 사랑의 힘으로 고된 시간들을 이겨나가라고 두 손 모아 고이고이 빌어드리고 싶다. 지구 위에서 숨을 쉬는 동안 깊고 그윽한 사랑이 존재한다면 당신과 나에게는 날마다 태양도 질투할 만큼의 눈부신 아침이 열릴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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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5/26 [15:52]   ⓒ 뉴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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