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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본부 앞에서 "대한독립만세" 유관순 열사 조카손녀, 행진 선도
 
뉴욕일보 기사입력  2019/03/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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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일보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앞 다그 함마르셸드 광장에서 1일 100년 전 3·1 만세운동 재현행사가 열렸다.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맨해튼 도심 세계 평화의 중심인 UN본부 앞에서도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이 크게 울렸다. 뉴욕한인회 주관으로 맨해튼 유엔본부 앞 다그 함마르셸드 광장에서 100년 전 3·1 만세운동 재현행사가 열린 것이다.


이날 행사는 김정희 명창의 아리랑 제창, 기미독립선언서 낭독, 유혜경 유관순 열사 조카 손녀, 김영환 대뉴욕지구강원도민회장, 박근실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뉴욕지회장, 이민호 뉴욕베트남참전유공자전우회장의 만세삼창 등으로 진행됐으며, 미 정계인사 및 한인 동포 400여 명이 참석했다.


눈이 온 뒤 영하의 쌀쌀한 날씨에서도 열기는 뜨거웠다. 남녀노소 약 400명에 달하는 한인들은 이마에 태극기 문양을 새긴 머리띠를 두르고, 손에는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여성들은 흰색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고 100년 전 아우내 장터에서의 유관순 열사(1902~1920)의 만세운동을 재현했다. 아리랑과 '3·1절 노래' 합창에 이어 기미독립선언문 낭독도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공교롭게도 비영리 미일 교류단체인 '재팬 소사이어티'(Japan Society)의 길 건너편에서 열렸으며 참석자들은 일제에 의한 일본군 위안부와 한국인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뉴욕 퀸스에 거주하는 유관순 열사의 조카손녀 유혜경(54) 씨가 유관순 열사의 대역을 맡아 만세 삼창에 동참했다. 유씨는 "유관순 열사의 조카손녀로서 만세운동에 참여하게 돼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유씨는 유관순 열사의 친동생인 유인석씨의 손녀다. 만세삼창을 끝낸 이들은 유혜경 씨를 선두로 태극기를 흔들며 맨해튼 1번 애브뉴, 47번가에서 이뤄졌으며 수십m 떨어진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가 있는 45번가까지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이날 행사는 뉴욕에서 개최된 역대 삼일절 행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이고, 뉴욕주 의회가 지난 1월 3·1운동과 유관순 열사를 기리는 결의안을 채택해 이날을 '3·1운동의 날'로 지정한 것에 맞춰 행사가 더 성대하게 치러진 것이다.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개최된 ‘3.1운동 100주년 경축 기념식’은 찰스 윤 뉴욕한인회 이사장의 개회사로 시작돼 박효성 주뉴욕총영사의 대한민국 대통령 경축사 대독, 김민선 뉴욕한인회장의 기념사, 이화여고 동창회 합창단의 3.1절 노래 제창, 김정희 역대회장단 대표와 민중식 대뉴욕지구광복회 부회장의 만세삼창, 오주영 바이올리니스트, 김정은 소프라노와 김희재 테너의 공연 순서로 진행됐다.


박효성 총영사는 “100년 전 우리는 하나였다. 3.1운동이 일어난 날 우리는 왕조와 식민지의 백성에서 공화국의 국민으로 태어났다. 100년 전 오늘은 남과 북도 없었다. 전국 220개 시군 중 211개 시군이 만세 시위가 일어났다. 한반도 전체인구의 10%였던 2백2만여 명이 운동에 참여했다. 7천5백여 명의 조선인이 살해됐고, 만 6천여 명이 부상당했다. 체포, 구금된 수는 무려 4만 6천여 명에 달했다”며 “기미독립선언서는3.1운동이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전 인류의 공존, 공생을 위한 것이며 동양평화, 세계평화로 가는 길임을 분명히 선언했다.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살기 좋은 새 세상을 열어야 함을 밝혔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역사를 거울삼아 평화의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를 대독했다.


김민선 회장은 “오늘은 삼일절 10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이다. 그날의 감동을 기억하며 나라를 되찾기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들과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한다”며 “100년 전 우리 선조들은 온 겨레가 단합되어 독립과 평화를 외쳤다. 2억만리 먼 곳의 미주에서는 많은 동포들이 독립 자금을 마련했고 학교를 세워 조국 독립에 힘을 보탰다. 지난 1월 뉴욕주 상하원은 3월 1일을 뉴욕주 기념일로 제정했으며, 어제는 연방의회에서 3.1절을 경축하고 열사를 기리는 결의안이 상정됐다. 또, 유관순 상이 제정되고, 이제는 우리의 역사를 미국의 역사로 교육시킬 수 있게 됐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맞추어 미국사회 속 미주 한인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3.1운동의 정신이다. 선조께서 바라는 조국 독립의 모습은 지금과 같은 분단의 모습은 아닐 것, 3.1절을 맞아 50만 동포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기원한다”고 기념사를 밝혔다.


유혜경 씨는 “3.1절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독립지사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 얼마전 뉴욕, 뉴저지에서 채택된 ‘3,1운동 결의안’을 직접 받아 감회가 깊다.  또 오늘 독립유공자 유족의 한 사람으로서 행사에 참여하게 돼 기쁘고 감격스럽다”며 “아직 유골이 발견되지 않았거나, 국가 유공자로 선정되지 않은 분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분들을 끝까지 찾아내고, 적절히 지원하는 것이 애국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또, “많은 사람들은 유관순 열사가 시위 중 일본군에 잡혔다고 알고 있지만, 할아버지(유관순의 동생)께서는 유관순 열사가 어린 동생의 안부를 확인하러 집에 들렀던 차 일본군에 잡혔다”고 덧붙였다.


에드워드 브론스틴 뉴욕주 하원의원은 몇 해 전 한국 방문 당시 유관순 열사가 투옥됐던 형무소를 방문했었다면서 "유관순 열사의 희생이 한국 독립에 기여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한국민들은 3·1운동 100년 후 현재의 대한민국의 모습에 대해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한국은 경제 강국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자유와 민주주의의 횃불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한인 뉴욕주 하원의원인 론 김 의원도 "유관순 열사는 한국 사람일 뿐 아니라 '인권활동가'(human rights activist)"라고 말했다.

 

뉴욕한인교회 담임을 역임한 장철우 목사는 "올해 100주년 행사는 생애 가장 만족스러운 행사이며, 동포들이 자발적으로 하나가 돼서 애국심을 표출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면서 "이런 정신으로 한반도 통일도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뉴저지에서 온 한 참석자는 “100년 전 선열들은 목숨 내놓고 독립만세를 외쳤다. 선열들의 고귀한 독립에 대한 의지와 정신을 몸소 체험해 보기 위해 춥고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나왔다. 2차 북미회담은 결렬되었지만, 3·1절 100주년을 맞이한 우리는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 의지와 정신을 가슴속 깊이 새기며 반쪽 독립이 아닌 완전 독립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뉴욕 현지에 거주하는 유관순 열사의 이화여고 후배들도 동참했다. 유관순 열사는 이화여고·이화외고·이화여대의 전신인 이화학당에 1916년 입학했고, 1919년 3·1운동 때 친구들과 5인 결사대를 조직해 만세운동에 참여했다. 이후 휴교령이 내려지자 고향인 천안으로 내려가 만세운동을 주도했다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돼 1920년 순국했다.


또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에 재학 중인 한인 2세 생도들과 이날 만세운동 재현에 필요한 태극기와 한복, 머리띠, 유관순 열사의 영정 등을 지원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세종·충남지회, 천안시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뉴욕한인회, 뉴욕총영사관, 대한민국 유엔대표부가 주최하고 대한민국 충청남도 천안시가 특별 후원했다.

 

<박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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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05 [04:30]  최종편집: ⓒ 뉴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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