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자 시와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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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인생] 그 여름의 끝
 
뉴욕일보 취재부 기사입력  2012/08/1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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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끝

 

                        이성복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 ▲김은자 시인 : 한국의 월간 시문학과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재외동포 문학상 시부문 대상>, <미주 동포 문학상>, <윤동주 문학상 해외동포 부문>등을 수상, 시집으로는 <외발노루의 춤> <붉은 작업실> 등이 있음.     © 뉴욕일보 취재부
[작가소개]

1952년 경북 상주 출생. 서울대 불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 1977년 ‘문학과 지성’을 통해 등단한 이래 시집으로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남해 금산> <그 여름의 끝> <호랑가시나무의 기억> <아, 입이 없는 것들> 등과, 시선집 <정든 유곽에서> 등을 출간. 김수영 문학상, 소월 문학상 수상.
 
[해설및 감상]
꽃을 상처라고 가정하면 꽃은 여름내 신열 중이다. 여름이 지나가지 않는 한 꽃은 오늘도 아프고 내일도 아프다. 그러나 꽃은 한 여름을 넘어지고 일어나면서도 쉬지 않고 꽃을 피운다. 우리에게도 그런 여름이 있다. 절망으로 물들어 혼자 피 흘리는 여름이 있다. 그러나 장대비가 지나간 후 무거운 꽃무더기를 안고 전보다 뜨겁게 피는 백일홍을 보라. 견딜 수 있으리라. 장난처럼 절망이 제 스스로 일어나 걸어 나갈 때가 오리니. 여름 틈 새로 언뜻언뜻 보이는 가을에 여름이 돌아앉아 짐을 싼다. 이제 피 흘리지 않아도 되겠다. 눈부시도록 푸른 가을이 저기, 보인다. / 김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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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8/16 [00:09]  최종편집: ⓒ 뉴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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