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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보다 앞서 빌보드차트 1위에 등극한 피아니스트 임현정!
한국인 최초로 빌보드 클래식 종합 차트 1위, 아이튠즈 클래식 차트 1위의 기록
 
김명식   기사입력  2021/07/20 [14:53]

‘침묵의 소리에서영혼의 소리, 통념을 깨고 한계를 뛰어 넘는 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베토벤 소나타 연주를 보면 대범, 파격, 자유분방이라고 말하는 평론가들이 있다. 그러나 그녀는 “악보에 충실한 연주가”가 바로 자신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베토벤의 스토커”라고 할 만큼 그에 대한 모든 것을 연구하고 파헤쳤고, 자신의 연주는 베토벤의 악보, 베토벤의 지휘에 가장 충실한 연주를 추구한다.

다른 연주자에 비해 월등히 빠른 템포로 연주하는데, 베토벤 소나타 악보에 표기된 템포가 원래 그렇다는 것, 예를 들면 월광 소나타 1악장의 경우 월광 소나타 1악장의 경우 아다지오인데 박자가 4분의 4박자가 아니라 2분의 2박자라는 것이다. 4분의 4박자의 아다지오보다 2분의 2박자의 아다지오는 두 배 빨라야 하며, 그렇게 해야 오른손으로 연주하는 멜로디 프레이징이 살아난다. 그런데 4분의 4박자로 생각하고 연주하면 ‘안녕하세요’를 ‘아아안녀어엉하아아세에에요오오’라고 말하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영혼의 연주가 베토벤의 악보에 담겨 있는데, 어쩌면 많은 연주자들이 자신의 한계와 타협하며 창조형이 아니라 생존형으로 그 들만의 고정관념과 틀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대다수의 신인 연주자처럼 콩쿠르 출전, 유명 연주자로부터의 가르침을 받는 전형적인 과정을 거부하고 졸업하자마자 본격적인 연주자로 활동했던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연주가 모방이 아니라 기존의 통념을 깬 ‘새로운 창조를 향한 도전’으로 울림으로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침묵의 소리’에서 ‘영혼의 소리’로, 피아노로 세상과 사람과 소통하는 피아니스트 임현정을 만났다.

 

▲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루앙국립음악원, 파리국립고등음악원 졸업하고 콩피에뉴 음악원 졸업 , 베토벤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EMI, 2011), 한국인 최초는 물론 역사상 최초로 데뷔 앨범이 빌보드 클래식 차트 및 아이튠즈 클래식 차트 1위 기록(2012), 사회적 공로를 인정한 2018년 스위스 뉴샤텔 국제문화상 수상.   © 김명식 기자

 

Q. 12살에 자의로 파리로 유학, 콤피엔느 음악원을 5개월 만에 1등으로 졸업하고 루앙 국립음악원에서 15살의 나이로 최연소 및 조기졸업,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되고 라벨, 드뷔시가 졸업한 명문 파리 고등 국립 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하여 앙리 바르다를 사사, 최우수 졸업자가 되셨는데, 그 어린 소녀가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놀라운 역사를 만들어 냈는데, 그 원동력이 무엇일까요?  

A. 저 혼자만의 착각일수도 있는데,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오기심’을 자극받으면 어마어마한 노력을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프랑스에 갔는데 동양인이라고 무시를 하는 거예요. 너는 동양인이니까 우리보다 모를 것이고 한국이라는 나라는 아예 모르고 인종적으로도 더 낮다고 나를 대할 때, 오기심이 발동됐어요. 사람을 함부로 무시하지 마라, 내가 한 번 보여주겠다, 이런 오기심으로 시작해서 모두가 불가능하다, 너무 어리다는 편견을 넘어서기 위해 미치도록 기쁘게 나 자신으로 기존의 통념과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낸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도 힘들면 돌아오라는 말씀을 한 번도 안 하셨어요. 한국인의 자부심으로 당당하면서도 겸손하게, 한국인의 명성에 누가 되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가르침을 주셨죠.

 

Q. 2009년 스위스 바젤 연주회에서 앙코르곡으로 연주한 ‘왕벌의 비행’이 유튜브를 통해서 그야말로 대박을 쳤죠?

A. 그 때 라흐마니노프의 전곡을 1부에서, 쇼팽의 전곡을 2부에서 연주했어요. 그 프로그램이 뭔가 전무후무한 제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어요. 저는 콩쿠르를 안 하기 때문에 실력으로 모든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저는 그 길이 굉장히 좋았어요.

사실 ‘왕벌의 비행’이 주인공이 아니라 세상에 던지는 도전장이었어요. 내가 피아노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라흐마니노프의 전곡을 1부에서, 2부는 쇼팽의 전곡 그것이 하이라이트였고, 혼신을 다해서 연주를 해냈어요.

‘왕벌의 비행’은 연주회 1주일 전에 앙코르곡으로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1주일 동안 신나게 연습해서 그 2시간이 넘는 리사이틀을 끝내고 그냥 살짝 던진 앙코르곡이었는데. 그게 갑자기 대난리가 난 거에요.

저는 라흐마니노프와 쇼팽이 굉장히 주목을 받을 거라 생각했지만, 세상에 저를 알려준 곡은 ‘왕벌의 비행’이었던 거예요.

제가 젊은 친구들에게 ‘항상 하늘의 숭고한 계획이 있다’는 얘기를 해요. 언제나 열심히 노력을 하고 하늘에 맡겨라, 내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지만, 오히려 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좋을 때가 많아요. 뭔가 상상을 초월하는, 고정관념과 계획을 넘어서서 하늘에 맡겨 버리면 너무나도 숭고한 계획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음악인들에게는 라흐마니노프와 쇼팽이 인정받지만, ‘왕벌의 비행’은 대중들에게 저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어요.

 

Q. 일본에서 아리랑 판타지를 연주하지 말라고 했다던데그 얘기 좀 들려주세요.

2011 EMI와 전속 계약하고 베토벤 전곡을 음반을 냈을 때 오히려 일본에서 먼저 공연을 개최했어요일본에서 가장 큰 산토리홀에서 2회에 걸쳐서 도쿄 교향악단 등 권위 있는 오케스트라와 협연도 했고존경하는 음악평론가로부터 호평도 받고 좋은 기억이 많습니다.

2012년에 일본에서 먼저 공연을 하고영국 런던에 있는 EMI본사에서 한국인인데왜 한국에서 초대를 안 하냐고 궁금해 하면서 2013년 한국의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했으니 일본에게 고마운 점이 있죠.

2012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세계에 자랑스럽게 선포하고 싶은 마음에 아리랑 판타지를 작곡을 해서 영국스페인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아리랑 판타지를 굉장히 즐겨 연주하고 있었어요.

그 때 일본 공연 전에 주최 측 관계자가 앙코르곡을 어떤 곡을 할 것인지 물어왔어요그래서 아리랑 판타지를 할 거라고 했더니갑자기 높은 분이 와서 지금 여기 평론가나 기자가 많이 왔기 때문에 아리랑 판타지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거예요속으로는 당황하고 화가 났지만평정심을 유지하고 ‘네’라고 대답은 했죠.

그리고 리사이틀을 잘 마치고앙코르곡에서 아리랑 판타지를 빵 하고 터트렸죠놀라는 사람도 있었겠지만반응은 뜨거웠어요제가 한국인인데 어느 나라에서나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아리랑 판타지를 연주하는데그리고 누가 음악을예술을 검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서 화가 나기도 했죠지금 다시 그 순간이 와도언제나 똑같이 아리랑 판타지를 연주할 거예요.

 

Q. 자유롭고 대범한 곡 해석과 박력과 속도감 있는 연주로 유명한데그 특유의 음악성에 대한 철학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면?

클래식음악도의 전형적인 길이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콩쿠르에서 입상하기 위해서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는 분들이 많습니다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서 가장 많이 공부하고 경험하고 발전할 수 있는 시기에 콩쿠르에만 전념하다보니 베토벤 소나타 전곡도 아니고그냥 1개 또는 2쇼팽 발라드 1개 또는 2굉장히 제한적인 레퍼토리를 집중적으로 연습하게 되죠.

콩쿠르에 도전한다는 것이 좋다 나쁘다의 판단이 아니고음악적인 스펙트럼이 굉장히 작아진다는 점이 안타깝다는 거죠.

수학자도 창작적인 수학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을 무조건 알아야 하는데음악에서 가장 기본적인 레퍼토리인 쇼팽의 전곡베토벤의 전곡바흐브람스슈만 등 다양한 거장의 작곡가들의 기본적인 모든 곡을 공부하고 탐구하고 연주하는 것도 기본이 아닐까요?

저를 ‘베토벤 스토커’로 부르는 분들이 있을 만큼베토벤을 누구보다 깊숙이 파고들어 탐구해왔는데그렇다고 저를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라고 한정짓고 정의해서 평생 베토벤만 하는 음악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클래식음악에서 베토벤만 있는 것이 아니고 위대한 작곡가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저는 20대에 쇼팽베토벤드뷔시 전곡 등 콘체르토 30여개를 독학했고기본적인 레퍼토리를 내 것으로 만들어서 연주하는 실력을 쌓기 위해서 모든 열정을 하얗게 불태웠죠.

 

▲ BTS보다 앞서 빌보드차트 1위를 점령한 피아니스트 임현정, 한국인 최초로 아이튠즈 클래식 차트1위 & 빌보드 클래식 종합 차트 1위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 김명식 기자

 

Q. 연주할 때 보면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하는데, 평소 체력관리를 따로 하시나요?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27일간 녹음했고, 8일간 연주를 했어요. 콘서트 때 도 90분씩 쉬는 시간 없이 스트레이트로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청중들을 위해서 쉬는 시간을 가져요.

지금까지 연주를 하면서 한 번도 힘든 적이 없는데, 며칠 전 제가 창립한 인터스텔라 공연에서 베토벤 콘체르토4, 하이든 콘체르토 G장조,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을 지휘를 하면서 연주하는 공연을 처음으로 시도했어요.

 

주위 사람들이 제가 쓰러질 것 같아서 걱정할 만큼, 너무 힘들었어요. 처음으로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고 할까요. 다행히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까 바로 거뜬해졌어요. 평소 운동은 요가와 스트레칭만 해요.

 

Q. 베토벤은 임현정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피아노의 신약성서로 불리는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32, 전곡을 EMI에서 음반을 완성했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사실 베토벤은 가장 어려운 작곡가에요. 라흐마니노프와 쇼팽은 제게는 너무 쉽고 편안한 작곡가인데 말입니다. 10대 시절에도 선생님께서 ‘너는 쇼팽을 연주할 때는 정말 자유롭게 연주하는데, 베토벤을 연주할 때는 너무 경직이 되어 있다’고 하셨을 만큼 베토벤은 저에게 콤플렉스, 브레이크, 신성하고 역사적이고 심지어 금지된 사랑 같은 존재였어요. 제가 쇼팽 스페셜리스트를 했으면 너무 편안한 인생을 살았을 텐데, 베토벤은 정말 어려웠어요.

그럼에도 저는 편견과 통념을 깨고 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절대적인 완성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가장 어려운 작곡가 베토벤에게 집착 또는 사랑을 하게 됐죠.

베토벤은 저에게 ‘수호천사’입니다. 베토벤은 저를 너무너무 성장시켜준 위대한 작곡가입니다. 베토벤의 인생까지 파고들면서 저를 인간적으로 성숙시켜줬고, 음악으로 세상과 교류할 수 있게 해주는 수호천사입니다. 꿈에서 베토벤이 소나타6번을 레슨 해주었어요. 그 만큼 저의 영혼 속 깊숙이 베토벤이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2011, EMI와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을 마치고 나서, 10년 뒤에 또 해야겠다. 10년마다 계속 베토벤 전곡을 음반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려운 곡일수록 일찍 도전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해요. 제가 베토벤 전곡을 40살에 시작해서 50살에 치는 것보다 20대 초반에서 시작해서 30대에도 하고, 40, 50, 60, 70대에도 연주한다면 얼마나 깊이가 더해질까요?

많은 피아니스트 분들이 안타까운 점은 ‘이 곡은 너무 신성한 곡이여서 기다렸다가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빨리 시작해서 공부하고 탐구하는 시간을 늘려서 도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뉴욕은 물론 세계 한인들을 위한 콘서트에 계획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현정   © 김명식 기자

 

Q. 피아노를 통해서 관객들하고 소통함에 있어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요?

새벽 3시에 저를 깨워서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연주를 할 수 있는가? 그 정도로 준비가 되어야만 무대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음악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파고들어서 공부하고 탐구했는가도 중요하죠.

그리고 저만의 체크리스트, 공연 전에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 가까운 사람 앞에서 리허설을 3번 이상 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어려운 사람이란? 제가 조금만 감정에 미동이 있어도 알아차리는 사람입니다.

제 음악의 여정에 무서워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예술인들에게 안주는 가장 위험하니까요, 그리고 새로운 레퍼토리를 계속 들려드리고 싶어요.

 

Q.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저한테 내 아이가 피아노에 재능이 있는지, 피아노를 계속 쳐야하는지 물어 오시는 부모님도 학생도 많이 있는데, 간단합니다. “피아노를 안 치면 죽을 것 같은가?, “피아노를 못 치고 음악이 없는 인생을 상상할 수 없는가?, 이것은 본인이 아니면 누구도 대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

 

Q. 해외에 계신 세계한인 분들에게 인사말과 계획을 말씀해주신다면?

저도 해외생활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세계한인 분들의 마음을 알고 있어요. 2016년 ‘침묵의 소리’라는 책을 낼 때도 ‘고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라는 글을 맨 처음에 넣었죠.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의 ‘동생 태오에게 보내는 편지’를 수록했는데, 들려드리고 싶어요.

“영원히 고국에서 벗어나서 살기란 가능하지 않아, 고국이란 그저 한 조각의 땅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을 추구하고 느끼는 사람들의 총체이기도 하거든, 진정으로 자신의 집으로 느낄 수 있는 곳, 그곳이 고국이야.

때로는 너무 외롭고 힘들고 미친 듯이 고통스러울 수도 있으실 텐데, 현지에서 마음에 맞는 한 분이라도 함께 하시면서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세계 한인들을 위한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갑니다. 기다려주시고 기대해주세요. 올해가 한국의 UN가입 30주년의 해, 뉴욕에서 음악으로 여러분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소식 꼭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욕일보 한국지사

 

<최용국 지사장, 김명식 기자, peter@newyor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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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7/20 [14:53]   ⓒ 뉴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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